최근 오드플랫에 La Fonda 체어가 한점 입고되었습니다. Naked Fiberglass Shell 에 화이트 La Fonda 베이스가 조합된 모델입니다. Vitra생산 제품이며 60-70년대 생산 제품으로 추정됩니다.

오리지널 La Fonda 체어는 임스체어를 모으시는 분들이라면 꼭 소유하고 싶어하는 모델입니다. 이번에 입고된 모델은 저희의 복원 과정을 거쳐 보기좋은 파티나를 띈 라폰다 체어로 완성되었습니다. 인기 있는 모델인 만큼 함께 많은 문의도 받게 되었는데요. 그 중 가장 많이 주신 질문은 쉘의 쉐잎에 관한 부분입니다. La Fonda체어에 대해 많은 논쟁이 있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결론을 내리기 전에 어떻게 La Fonda 디자인이 완성되었는지 얘기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임스의 동료이자 Herman Miller(이하 HM)의 페브릭 디자인 디렉터였던 Alexander Girard는 뉴욕 맨하탄에 새로 오픈하는 La Fonda Del Sol 레스토랑의 디자인을 맡게 됩니다. 그는 이 레스토랑을 위해 Eames Office에 새로운 의자 디자인을 요청했습니다. 기존 파이버글라스 쉘 체어의 소재를 사용하되 등받이의 높이가 테이블보다 올라가지 않도록 요청한 것이지요.

덕분에 조금더 완만한 등받이의 라인을 갖게된 암체어와, 기존보다 쉘의 길이가 짧아진 사이드 체어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이 디자인은 대중에게 판매되기도 하였는데요. HM 카달로그에 1961년부터 등장하여 1974년에 자취를 감추게 됩니다.

사진을 보시면 베이스는 La Fonda의 것이지만, 쉘은 스탠다드 쉘의 형태로 눈에 익은 등받이의 곡선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진의 제품이 오리지널 조합인지, 오너가 쉘을 임의로 결합한 것인지는 알길이 없습니다. 이런 조합의 제품을 온라인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요. 우연인지 대부분 유럽에 있는 제품이며 생산자 또한 Vitra 입니다.

*의자 아래에 붙은 라벨에 HM라고 적혀있기 때문에 HM제품으로 오해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84년까지 HM로부터 라이센스를 받아 생산하였기 때문에 HM라벨이 붙어있습니다. Vitra는 라이센스 계약이 종료된 이후 Eames Office와 다이렉트로 계약하여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Vitra가 HM 로부터 라이센스를 받아 생산했지만, 같은 모델이라도 전혀 다른 공장에서 생산된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다른 사람이 다른 곳에서 다른 기계로 생산한다는 의미이지요. 때문에 Vitra의 제품을 뜯어보면 제품의 설계에서 부터 HM와 확연히 다른것을 발견하곤 합니다. 볼트 체결 구조와 같은 마이너와 요소를 넘어서 제품의 설계가 다른 것입니다.

Left) ESU for Vitra, Right) ESU for HM

디자인 변형에 있어서도 Artist적인 면모가 있어 제품의 컬러웨이를 추가한다거나, 디자인의 한 부분일 수도 있는 부속의 디자인과 컬러로 변경하기도 합니다. 예를들어 임스 테이블의 기둥을 과거 HM에서 만든적이 없는 크롬으로 생산하여 판매하고 있으며, ESU의 가로 폭은 현재 무려 70cm나 차이가 납니다. 혹자는 이를 'Odd Combination'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이 제품들이 가짜일까요? 물론 정식 라이센스 하에서 생산한 진품입니다. 하지만 본래 디자인에서 많은 수정이 이루어진 제품입니다.

1700: La Fonda Side Shell, La Fonda Base

1705: La Fonda Side Shell, Contract Base with Glides

1706: La Fonda Side Shell, Contract Base with Castors

1730: La Fonda Arm Shell, La Fonda Base

1735: La Fonda Arm Shell, Contract Base with Glides

1736: La Fonda Arm Shell, Contract Base with Castors

* 자료 참고: HM 카달로그

* 1706, 1736은 유럽 1966년 카달로그에서 발견되며, 미국에서는 1705, 1735가 Glide, Castor 옵션을 모두 포함하고 있음

따라서 HM에서 생산하지 않은 제품을 Vitra에서는 생산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하지만 이조차도 빈티지 HM, Vitra 카달로그에서 찾지 못했습니다.

아래부터는 저희의 의견 입니다.

'본래의 조합일 가능성이 있지만 오리지널리티는 다소 떨어진다.'

- 디자이너의 최초 의도가 반영되지 않음

- 원 생산자였던 HM사의 카달로그에 없는 제품

- 그동안 보여왔던 Vitra의 디자인 수정 행보

'라이센스 생산' 이라는 특수 환경상 타이트한 관리감독이 되지 못했을것입니다. 현재 Vitra가 DAL La Fonda 체어를 스탠다드 쉘과 결합하여 판매한다 하여도 수십년동안 생산하도록 두었던 모델의 생산을 불현 막을 수 없을거라 역시 '추측'하고요. 개인적인 여담입니다만 필자인 저 또한 미국과 한국 사이에서 라이센스가 관련된 일을 한 경험이 있습니다. HM와 Vitra의 케이스보다 무려 60년이 지나 통신 여건이 비교할 수 없을만큼 발달한 지금도 커뮤니케이션과 메니지먼트에서 어려움을 느끼곤 하였습니다. 비슷한 일을 하셨던 분들이라면 공감하는 바가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Vitra가 하이엔드 감성을 지향한 만큼 구조적 완성도, 소재의 품질면에서 HM보다 뛰어난건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있는듯 하고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오리지널리티를 지키고 있는 모델에서는 저도 Vitra의 제품을 추천하곤 합니다.

Vitra는 최근 Eames Office와 협의하에 플라스틱 쉘 체어의 컬러를 추가하였습니다. HM의 제품 선택 옵션에서도 점점 빈티지 카달로그에서 보았던 옵션과 다른 디테일들이 보이고 있습니다. Eames의 디자인은 사후 40년이 지난 후에도 계속 진화하고 있는 것이지요. Eames Office는 시대의 흐름과 오리지널리티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길 기대합니다.